2024.1.8. 월. 주님 세례 축일.
오늘은 주님 세레 축일,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가톨릭 전례력으로 이 닐로 성탄 시기가 끝나고 내일부터 연중 시기가 시작된다.
죄 없으신 분이 세례자 요한에게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인간들 즉 죄인들의 회개에 동참하신 것이다. 하느님과 같은 분이 사람으로 이 땅에 오셔서 죄인들에게 모범을 보이셨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고 뭍에 오르시자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시고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라는 소리가 하늘에서 들려왔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받으신 세례를 통해 우리에게도 같은 은혜를 누릴 수 있게 하셨다.
우리 집은 1967년 성탄절 즈음에 가톨릭 세례를 받았다.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에서도 20여리를 더 올라간 강동 탄광이 있던 곳의 강동 분교에 아버님께서 근무하실 때이다.
강동 분교에는 교장 선생님 한 분과 선생님 세 분이 계셨었고 전교생이 한 60 여 명이 되는 작은 학교였다. 두 학년이 교실 하나를 함께 쓰며 복식 수업을 하는 곳이었다.
아버님께서는 학교 주변 광산 마을을 계도(?)하는 방편으로 광업소를 설득하여 건물을 하나 받아 공소를 세우시고 우리 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영세를 받도록 하셨다.
나는 동생들과 그렇게 유아 세례를 받고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후에 나는 원주 국민학교 3학년 때 원주 교구 주교좌 성당인 원동 성당에서 첫 영성체 교육을 받았으며 할머니께서도 그곳에서 영세를 받으셨다. 그렇게 우리 집은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아들, 딸이 될 수 있는 기본을 갖추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삶을 대하는 각자의 노력에 달려있다.
올해는 오늘이 음력 12월 27일로 할아버지, 할머니 기일이어서 새벽에 연미사를 드리고 저녁에 시간이 허락하는 가족들이 모여 기일 연도를 했다.
우리 할머니께서 할아버지 돌아가신 지 음력으로 만 1년 만에 돌아가셔서 두 분 제사를 한 만 지내게 되었다.
아내는 할머니께서 살아 계실 때에도 나를 위해 주시더니 그렇게 돌아가셨다며 시할머니를 그리워한다.
예전에 아버님께서 살아 계실 때에는 원주에 살고 계신 작은 아버지 두 분이 가족들을 데리고 기일 제사를 지내러 오셔서 집안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루 전부터 모며 음식을 장만해 전통적인 제사를 지내느라 아내는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명절을 포함한 모든 제사를 가톨릭 제례로 바꾸어 음식을 장만하지 않고 차 한잔 올리고 연도를 드린다. 그래도 많은 가족들을 먹일 음식을 장만하느라 아내는 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제사 상을 차리지 않으니 한결 수월해졌다고 한다.
이제는 아버님과 막내 작은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사촌들도 모두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고 바쁘게 살다 보니 내 직계 가족들만 모여 단촐하게 연도를 드린다.
사실 성인 호칭 기도가 포함된 긴 연도를 드리면 연도를 드리는 것도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기일 연도가 재미있는 일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손주들이 주인공이 되어 진행 할 수 있게 한다.
연도책을 가족들에게 나누어주고 촛불을 켜고 분향을 하며 시작하는 절을 가장 앞에서 하게 한다.
성경 봉독과 기도문 낭송도 손주들에게 맡긴다.
이제는 한글을 읽으니 연도책을 보고 제법 따라하기도 한다.
이 자리를 통해 자신들의 뿌리를 조금이라도 알고 조상들과 가족들에게 자랑스러운 건강한 삶을 살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함께 음식을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는 즐거움도 깨닫길 바란다.
깊이 생각하고 좋은 의견을 내 이런 집안 행사를 더 즐겁게 참석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싶다. 내 좁은 생각인지 모르지만 살면서 치르는 모든 행사는 산 사람을 위한 행사가 되어야 한다.
살아있는 가족들이 더 행복하고 더 즐겁고 더 친해지기 위한 행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돌아가신 분들도 하늘나라에서 박수를 치며 자손들을 응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하늘나라에서 편히 지내세요.
그리고 저희들을 지켜 주시고 기도해 주세요.
주님!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를 불쌍히 여기시고 두 분께 영원한 안식을 허락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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