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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 달 살이40

8월 13일(제주 28일차) : 집으로. 8월 13일(제주 28일차) : 집으로. 아침 6시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구름이 잔뜩 끼어 회색빛으로 덮힌 하늘이지만 어김없이 태양은 떠오른다. 세수를 하고 아침 준비를 했다. 아내는 토스트와 커피를, 나는 남은 계란 두 개를 넣고 라면을 끓여 역시 마지막 남은 김치를 찬으로 먹었다. 이제 냉장고에는 삼다수 작은 생수가 여덟 병, 플레인 요거트 한 통이 남았을 뿐이다. 이것은 두고 가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집 안 정리를 하고 가방을 쌌다. 어제 대부분의 짐을 차에 실어 보내 큰 짐은 없었지만 그래도 자질구레한 작은 짐들이 한 가방 되었다. 세면도구, 아내와 내 옷가지 몇 벌, 충전기와 보조 배터리, 작은 화장 가방, 메모 노트 한권, 번대동 동네에서 만난 할머니께서 담에서 떼어 주신 다육이 중 아직 .. 2023. 8. 16.
8월 12일( 제주 27일차) : 제주시 애월읍 번대동길 27 안녕! 8월 12일( 제주 27일차) 오늘도 구름이 끼었지만 날이 좋았다. 아내는 토스트에 커피로 아들은 커피로만 아침을 대신했다. 나는 라면을 반개 끓여 햇반 하나를 말아 김치를 반찬으로 맛있게 먹었다. 아침 8시에 차량 탁송기사분이 오셔서 차를 점검하고 인수해갔다. 차가 떠나자 이제 제주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이 실감났다. 모든 짐을 다 꾸려 보냈고 갈아 입을 옷과 세면도구만 챙겨 떠나면 된다. 작은 아들은 11시쯤 친구를 만나 자기들 여행을 즐기러 가방을 메고 숙소를 떠났다. 사실 멀리 가지도 않고 곽지 해수욕장에서 만나 놀다가 애월 해변가의 제주리조트에 숙소를 정했다고 한다. 숙소에서 1132번 도로를 건너 바닷가로 가는 중간쯤에 있는 곳이다. 아무튼 씩씩하게 떠나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서울서 만나자고 .. 2023. 8. 16.
8월 11일(제주 26일차) - b : 제주 돌 문화 공원 (5) 8월 11일(제주 26일차) - b 제주 돌 문화 공원 (5) 3코스를 빠져 나와 2024년 개관을 목표로 공사 중에 있는 설문대할망 전시관 옆을 걸어 오백장군 갤러리 앞으로 왔다. 오백장군 갤러리에서는 '通, 백남준과 제주, 굿판에서 만나다' 라는 기회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이미 관람 시간인 6시가 지나 문이 닫혀 들어가 볼 수가 없었다. 이번 기획전은 굿을 모든 예술의 원초적 뿌리이자 시원처로 여겼던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첨단 과학기술을 두루 융합한 ‘신기 넘치던 아방가르드 전자 무당’으로서의 예술 세계를 제주 굿과 접목시켜 재조명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돌문화 공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이 지나가다 들리는 개념으로 방문한 내 잘못을 후회하고 있었다. 아쉬움을 달래며 관람시간을 지키기 .. 2023. 8. 16.
8월 11일(제주 26일차) - b : 제주 돌 문화 공원 (4) 8월 11일(제주 26일차) - b 제주 돌 문화 공원 (4) 초가마을 입구에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아마도 제주말을 지키는 분들이 사용하는 초가집인 것 같았다. 학교에서는 공식 언어인 표준말을 가르치고 있지만 각 지방 고유의 말도 존중받고 계승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 말은 서울 말일 뿐이다. 우리가 쓰는 말은 우리의 생각을 드러내기 때문에 각 지역의 고유어는 그들 지역의 특색과 자연속의 삶과 생각을 드러낸다. 그 모든 것을 서울 말로 통일하는 것은 행정의 편리함이 있을지언정 삶이 빠져버린 허풍선이가 아닐까한다. 물론 세상이 빠르게 물질 문명속에서 통합되고 있긴 하지만 세상 모든 창조물들이 의미가 있듯 말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제주에서는 제주의 어머니에게서 배운 제주말이 표준이다. 내가 생각하는 .. 2023. 8. 16.
8월 11일(제주 26일차) - b : 제주 돌 문화 공원 (3) 8월 11일(제주 26일차) - b 제주 돌 문화 공원 (3) 돌 문화 박물관을 나와 제 2코스인 돌 문화, 역사 산책길을 걸었다. 숲 길과 제주 전통 가옥을 배경으로 선사, 탐라시대의 돌문화, 고려, 조선의 돌문화, 제주의 민간 신앙과 동자석을 산책길 곳곳에 전시되어 있었다. 곶자왈 숲길을 걷다 돌 앞에 걸음을 멈춰 서서 돌이 전하는 숨결을 느껴보려고 했다. 돌을 사용하고 만지며 그 돌을 유산으로 후대에 전한 사람들은 저 돌을 만지며 어떤 마음이 었을까? 무거운 돌을 다듬고 만져 집을 짓고 담을 두르고 맷돌, 주춧돌, 절구, 방아를 만들며 쉽게 변하지 않는 돌의 성질을 닮으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변덕스러운 인간의 심성을 듬직하고 변하지 않는 기운으로 교훈을 주는 돌을 가까이 하며 사람들은 영원을 생각하.. 2023. 8. 16.
8월 11일(제주 26일차) - b : 제주 돌 문화 공원 (2) 8월 11일(제주 26일차) - b 제주 돌 문화 공원 (2) 제주 돌문화 박물관은 제주의 형성 과정과 화산활동에관한 자료와 진귀한 모양의 수석, 희귀한 제주 화산석을 차례로 전시한 전국 유일읮전문 돌 박물관이라고 한다. 박물관은 땅 밑으로 조금 들어가게 반지하로 지었는데 들어가는 입구에 계단 옆으로 작은 직사각형 못을 만들어 연꽃을 심어 놓았고 다른 쪽 벽면은 인공 폭포를 만들고 한자로 수급불유월(水急不流月)이라고 써 있었다. '물은 급히 흘러가건만 물속의 달은 흘러가지 않는다' 라는 뜻으로' 인생은 유수와 같이 흘러가지만 진리는 흘러가지 않는다'라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고 한다. 글씨는 제주가 낳은 서예가 소암 현중화 선생의 글씨를 집자했다고 한다. 박물관 머리에 이고 있는 하늘 연못을 거쳐 봄, 여.. 2023.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