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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 달 살이

8월 11일(제주 26일차) - b : 제주 돌 문화 공원 (4)

by 눈떠! 2023. 8. 16.
8월 11일(제주 26일차) - b  제주 돌 문화 공원 (4)
초가마을 입구에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아마도 제주말을 지키는 분들이 사용하는 초가집인 것 같았다.
학교에서는 공식 언어인 표준말을 가르치고 있지만 각 지방 고유의 말도 존중받고 계승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 말은 서울 말일 뿐이다.
 
우리가 쓰는 말은 우리의 생각을 드러내기 때문에 각 지역의 고유어는 그들 지역의 특색과 자연속의 삶과 생각을 드러낸다. 그 모든 것을 서울 말로 통일하는 것은 행정의 편리함이 있을지언정 삶이 빠져버린 허풍선이가 아닐까한다.
물론 세상이 빠르게 물질 문명속에서 통합되고 있긴 하지만 세상 모든 창조물들이 의미가 있듯 말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제주에서는 제주의 어머니에게서 배운 제주말이 표준이다. 내가 생각하는 글로벌이란 단 하나로의 통합을 의미하지 않는다. 각지역이 같는 특색이 모두 존중받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마을은 제주의 여러 지역에서 헐어버리는 집들을 옮겨 복원했다고 한다.
나무와 돌과 흙, 그리고 바람이 센 제주의 특성상 새끼로 촘촘히 엮은 초가 지붕을 인 나즈막한 집들이었다.
어떤 집들은 제주에 거주하는 예술인들에게 창작 공간으로 제공되는 것 같았다. 입구에 예술가의 이름과 작업 내용이 적힌 문패가 달려 있었다.
집들은 입구로 들어가면 기역자로 꺽여서 마당에 들어서는 구조였다. 그것을 제주에서는 올레와 이문간이라 부른다고 한다.
제주의 전통적인 주택 형식은 일자형으로 중앙에 마루를 놓고 양쪽에 안방과 작은 방을 놓으며 안방은보관 창고인 고팡, 작은 방은 부엌과 연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마당을 사이에 두고 한 채를 더 지으면 두거리 집이 된다고 한다.
이 두거리 집에 한채를 더 지어 디귿자로 이은 곳을 모거리라 하고 두거리의 안거리와 밖거리에는 가족들이 살고 모거리는 창고나 축사로 사용했다고 한다.
모거리가 있는 집을 세거리 집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마을은 정겨운 돌담으로 골목이 길게 이어졌다.
나무와 숲들이 마을을 둘러싸고 독립적이고 또 공동의 공간들이 배치된 전형적인 우리나라 시골 마을을 재현해 놓은 곳이었다. 마을을 빠져 나오니 오른편으로 확트인 공간에 개관을 준비 중인 설문대할망 전시관이 길게 뻗어 있었다.
 
걸음을 옮겨 커다란 돌들이 길 옆에 늘어 서 있는 오백장군 군상길로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