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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집 유감

by 눈떠! 2024. 8. 21.
아파트 사이 정자 옆 나무에 말벌이 집을 짓고 있다.
어제 큰아들이 청주로 가면서 발견해 알려줘서 오늘 손주들을 데리고 가 구경을 시키고 경비 아저씨에게 말씀 드렸다.
아저씨께서 관리사무소나 119에 신고하여 제거하겠다고 한다. 얼마 전에도 옆동 근처 나무에서 말벌집을 발견해 관리 사무소에서 제거했다고 하신다.
 
우연히 아파트에 집을 지은 말벌들에게는 졸지에 삶의 터전과 생명을 잃는 일이 벌어지겠구나.
많은 곤충과 동식물들이 인간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말벌집을 없애긴 해야겠지만 마음 한구석이 개운치만은 않다.
약육강식의 자연법칙은 한치의 벗어남이 없이 어디에나 적용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혹시 우리네 삶도 저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제도와 관습에 젖어 자기도 모르게 사람들을 나누고 구분하며 차별하지 않나 싶다.
말벌은 침을 가지고 있으니 저항이라도 하지만 힘없고 약한 사람들은 침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을 말벌 취급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적어도 도와주지 못할망정 부당한 대우를 하거나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그 어떤 경우도 수단이나 도구가 아님을 똑바로 인식하고 인간 자체의 고귀함이 우선되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
 
그나저나 저 말벌들은 오늘 저녁이 마지막 이라는 것을 알기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