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2024년 10월 13일 (연중 제 28주일 : 군인 주일)

눈떠! 2024. 10. 13. 08:58
2024년 10월 13일 (연중 제 28주일 : 군인 주일)
한국 교회는 1968년부터 군사목에 종사하고 있는 군종 사제를 비롯하여 군인 성당과 국군 장병을 위하여 기도하고 물질적으로 돕고자 해마다 10월 첫 주일을 '군인 주일'로 지내 왔으며 2023년부터는 10월 둘째 주일로 옮겼으며 오늘 전국 각 본당에서는 군의 복음화를 위한 특별 헌금을 봉헌한다. (매일 미사)
 
이제는 새벽 미사에 참여하려고 집을 나서면 아직 해가 뜨질 않아 어둡고 조금은 쌀쌀하다.
어머니께서 미리 나오셔서 기다리고 계셨다.
걷기가 조금 불편해지시며 성당 가기 힘들어 하셔서 모시고 다니지 일 년이 가까워 온다.
어머니 덕분에 주일 미사를 거르지 않고 봉헌하게 되어 다행이지만 가끔은 귀찮게 여겨지기도 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성당에 가는 것은 어머니께서 자식들을 위하여 하루도 빠짐 없이 꾸준히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 덕분일 것이다. 어머니께서는 자식들만 위해 기도하면 안된다며 더불어 주변 사람들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도 함께 드린다고 하셨다.
거기에 대면 나도 부모이고 할아버지이지만 자식들을 위해, 손주들을 위해 간구하는 기도가 많이 부족함을 부끄럽게도 스스로 인정한다. 아뭏튼 한 주일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오늘은 군인 주일이라 군종 신부님이 미사를 집전했다.
오늘 오신 분은 포항 해병 훈련소 성당에 계시는 해병 신부님이셨다.
신부님께서 백령도, 진해, 군함, 그리고 해병 훈련소에서 근무하시면서 경험한 일화를 소개하시며 군인들과 군종 신부들을 위한 기도와 후원을 부탁하셨다. 특히 우리나라는 의무 복무를 하는 휴전 중인 나라이어서 "누구는 이미 다녀왔고 누구는 기다렸었으며, 누구는 지금 다니고 있고 누구는 기다리며, 누구는 다닐 것이고 누구는 기다릴 것이다." 고 하시며 우리 모두는 군대와 끊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하셨다.
 
생각해보니 우리 집도 아버지 세대의 남자 형제 세 분, 우리 세대의 나와 동생, 그리고 아들 세대의 두 아들이 모두 의무 복부를 마쳤다. 특히 동생과 나, 그리고 작은 아들과 조카가 모두 ROTC로 임관했으며 조카는 군에 남아 장기 복무 중에 있다.
큰 아들이 박사 과정에서 이공계 전문연구요원으로 기초군사교육만 받고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대체 복무를 한것을 제외 하면 3대에 걸쳐 단 한 사람도 예외 없이 군복무를 현역으로 마쳐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다.
군대에 관한 한 자랑스러운 집안이라는 별 쓸모없는 자부심이 들기도 하지만 군대를 다녀 오지 않고 국방이 어쩌고 저쩌고 하며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정치인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지도자 연 하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로 드러나는 부작용을 동반하기도 한다. 국방의 의무도 제대로 치르지 않은 것들이. . . . . . .
 
미사 중에 보편 지향 기도에서 미사에 참석한 모든 교우들이 함께
"군인 주일을 맞아, 군인들과 군종 사제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만군의 주님,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인들과 군의 복음화를 위하여 애쓰는 군종 사제들을 보살펴 주시어 그들이 충실하게 임무를 다할 수 있게 하시고, 건강을 지켜 주소서." 라고 기도 드렸다.
조국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국방의 의무를 치르고 있는 청년들과 직업 군인으로 나라를 지키는 분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건강하게 근무하기를 기원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어려서부터 교회의 여러 계명을 충실히 지켰다고 하는 부자 청년에게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를 따르라." 하자 부자 청년은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라고 하신다.
아마도 부자가 아니라 나누지 않고 움켜 쥔 사람이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이 아닐까?
그것은 꼭 재물에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사실 나누기로 말하자면 마음을 나누기보다 재물을 나누기가 더 쉬울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마음은 물론 재물을 기꺼이 나누는 사람도 보기 힘들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도 그렇다.
우리는 빈 주먹을 움켜 쥐고 태어나서 손을 펴고 죽는다고 하는데 그 움켜 쥔 주먹을 펴기가 실로 어렵기 그지 없다.
실제로 죽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확실한 나이가 들수록 욕심이 많아지고 쓸데 없는 걱정으로 재물의 유혹을 놓기 쉽지 않다. 암소가 돼지에게 했다는 살아있는 동안 주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돼지보다 칭찬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죽어서 남겨주는 것 보다 살아있을 때 나누어 주는 것이 진짜 나눔임에 틀림없다. 그
것은 우리 모두가 살아있을 때 복을 받길 원하는 것과 일맥상통한 일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그 숨쉬기만큼 평범한 진리가 실천하기는 그 어떤 것보다 어려운 일이어서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시지 않았나 싶다.
 
주님!
자식들을 위해, 자식들이 바르고 행복하게 살도록 주님께 간구하게 제 마음을 붙들어 주소서.
나이 들수록 움켜쥔 손을 펴게 하시고 부드럽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지혜를 깨닫게 하소서.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