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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들이 쓴 시

잡초의 씨앗 - 초봄

by 눈떠! 2007. 10. 6.

잡초의 씨앗

                                                      한  성  덕

눈보라가 품은 들판의 씨앗이

노래한다. 가장 고운 꽃잎으로

돌 틈에 피어나는 저 작은 것들을

겨울아 너는 보았느냐.

마른 흙 가슴같이 부스러지는 것들이

바람처럼 사위어지는 날에

우리는 없는 뿌리를 잡고 있었노라.

겨울아 너는 보았느냐.

겨울의 땅위에서 가장 작던 우리들이

이제 가장 큰 목소리로 노래한다.

지금 싹이 트리니,

겨울아 너는 보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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