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타니 선생님은 17년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 작가시다. 교사 초년병 시절 우연히 선생님이 쓰신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는 책을 읽고 가슴이 찡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 책은 지금도 내 책장 한곳을 차지하고 세월을 견뎌내고 있다.
나는 하이타니 선생님의 두배가 넘는 35년이라는 세월을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왔다. 과목이 수학인지라 크게 아이들이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별 탈없이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았다.
훌륭한 좋은 선생이기보다는 아이들에게 상처주지않고 아이들 옆을 지켜주는 선생이 되고자 마음먹고 살아왔지만 정말 그렇게 행동했는지는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분명한건 내가 행복하게 살아온 건 틀림없다는 것이다.
하이타니 선생님은 생명에 대한 존중, 성적보다는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나누는 교육을 이야기 하신다. 맞춤법보다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학교나 교실보다 교실에 있는 한 명 한 명의 이이를, 그것도 일반적인 세상의 시각으로 보면 조금은 부족하고 뒤처진다고 생각되는 아이들의 마음을 소중하게 대하신다.
"반 아이가 마흔 명이라면, 교사는 마흔 가지 유형의 아이들을 대하는 방범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내 수업은 참으로 부끄럽게도 수학이라는 과목을 핑계로 학급의 중간정도 수준의 아이들을 기준으로 교과서를 가지고 하는 수업이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를 더 위하고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야단치지는 않았지만 시험을 위해 진도를 나가고 대학입시를 위해 문제를 푸느라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보진 않았다. 눈뜨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소리를 높였지만 한 명 한 명을 격려하고 자극하는 일은 하지 못했다. 수학 시간에 멍하고 앉아 있는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격려하지 못했다. 참으로 부끄럽고 슬픈 일이다.
내 수업시간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를 자책하고 힘들어 했을까?
아이들에게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어려움을 말할 수 있도록 하지 못했을까?
온화한 표정으로 "어째서 그랬니? 이유를 말해 봐"라고 말하지 못했을까?
아이들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아이가 하는 말을 온 힘을 다해서 집중하고 들어줄 때, 나는 너에게 이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너를 믿는다고 느끼게 할 때 라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했다는 자책이 든다.
살아있는 아이들을 존중하고 서로를 나누며 의지할 수 있는 관계야 말로 교사가 지녀야할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덕목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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