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1980년 5월 광주는 살아가는 동안 내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의 흔적이다.
건드리면 덧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아물지도않는 마음이 저릿한 그런 상처다.
80년 대학 3학년. 온통 최류탄 연기가 하루도 거르지 않은 서울에서 나는 그냥 덤덤히 살았다.
동 시대를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시대의 아픔을 이겨내려고 온 몸으로 발버둥 치며 살아가는 그 속에서 덤덤히 산다는 것은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는 일임을 몰랐다.
지금도 나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비숫한 동년배들과 엣 아야기를 나누다보면 미안한 감정에 젖어들곤 한다.
책 표지의 안개꽃 중 한송이가 되지 못한 벌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동안 동호와 정대, 정미 그리고 은숙, 선주, 진수에게 끝도 없이 미안했다.
상무대에 이름없이 누워 있는 죄없는 사람들에게 미안해 눈물이 글썽거렸다.
오월 광주의 7-80년을 견디며 싸운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그런데 지금 그 소년들은 살아 돌아왔을까?
그 소녀들은, 그 어머니들은 가슴의 응어리를 조금이라도 풀었을까?
나는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갚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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