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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 달 살이 그 후

생일, 1004

by 눈떠! 2024. 10. 6.
10월 4일.
결혼 후 아내가 음력 8월 14일, 추석 전날인 생일을 양력으로 옮겨 새롭게 내 생일이 된 날이다.
생일을 양력으로 옮기며 "당신은 정말 1004야." 하며 좋아했었다.
 
내일이 생일이지만 오늘 저녁에 선물을 쏟아 놓았다. 작은 아들이 미역국을 늘 드셨으니 이번엔 소고기 무국을 끓여 준다며 역시 한 들통 끓이고 소고기 장조림, 돼지갈비 찜을 하루 종일 만들었다.
 
어머니께서 봉투를 내미시며 "내가 네게 몇 번이나 더 용돈을 주겠냐? 사고 싶은 것 사거라." 하며 용돈을 주셨다.
 
큰아들은 시계가 낡았다며 워치 7으로 바꿔주고 새아기는 필요한 것 사시라며 요즘 함께 공부하는 일본어로 생일 축하 인사를 써서 용돈을 두둑히 줬다.
그리고 우리 장손녀는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오르골과 행운 부적을 작은 손녀는 클레이로 하부 인형과 사랑해가 써있는 하트 모양을 만들고 해리포터 카드를 그려 주었다.
막내 손주는 해먹에서 떨어져 머리에 붕대를 감고 약봉지를 들고 나타났다.
그리고 들고 온 아이스크림 케익에 촛불을 붙이고는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줬다.
 
매년 되풀이 해 돌아오는 생일에 이런 저런 고마운 선물을 받지만 아직은 비교적 건강하신 어머니, 늘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자식들과 무럭무럭 자라는 손주들, 그리고 언제나 내곁을 지켜주는 아내가 가장 크고 소중한 선물이다.
 
나의 이기적인 한 해가 이렇게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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