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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2025년 2월 9일 연중 제 5 주일

by 눈떠! 2025. 2. 9.
2025년 2월 9일 연중 제 5 주일
 
날이 많이 춥다.
오늘은 어머니 생신을 맞아 삼남매가 모이기로 한날이어서 미리 어머니를 위한 생미사를 넣어 드렸다.
성당을 다니는 사람들은 자신이 참례한 미사 시작 시간에 신부님께서 신자들이 미사 지향으로 넣은 사람들을 호명할 때 돌아가신 자신의 조상님, 혹은 살아있는 가족들이나 자신의 본명이 불려지며 미사가 올려지면 평시와 다른 기분으로 미사를 드리게 된다. 특히 어머니께서는 생미사를 넣어 드리면 무척이나 좋아하셔서 가끔 넣어드린다.
노인대학 개강일이나 종강일, 본명 축일, 생일, 어버이 날을 비롯해 몸이 조금 불편해 보이거나 뭔가 기분이 우울해지신 것 같을 때 생미사를 넣어 드리고 함께 하면 한결 표정이 밝아지신다.
아마도 당신께서 의지하는 하느님께 위로나 선물을 받으시는 기분이 아닐까 짐작한다.
새벽 미사에서도 어떤 분들은 거의 매일 연미사나 생미사를 드리는 분들도 계신 걸 보면 그 정성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어머니께서 넣으신 백 일 간의 연미사를 드렸던 기억이 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루카 복음 5.1-11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이었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라며 시몬을 위시한 어부들을 부르시고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고 한다.
 
강론을 하시며 신부님께서는 사람은 세 마음으로 삶을 살아간다고 하셨다. 일을 시작하며 먹는 초심, 일을 하는 도중의 열심, 그리고 끝까지 일을 마치려는 뒷심이라고 하시며 그중에서도 열심과 뒷심은 초심을 잃지 않을 때 뒤를 따른다고 하셨다. 아마도 시몬 베드로도 초심을 잘 간직했기에 갖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예수님의 첫째가는 사도가 되었을 것이다.
 
내삶은 어떠했을까 돌아본다.
내가 먹은 수많은 초심들은 잘 지켜졌을까?
초심을 잃고 중도에 포기한 일들은 얼마나 많았으며 지금까지도 잃지 않고 이어가는 초심은 있기는 한지.
그리고 잃지 않은 초심이 있다면 열심이 하고 끝까지 뒷심을 잃지 않을 용기와 끈기가 있는지 돌아본다.
생각해보면 나름 짧지않은 긴 세월을 살아왔지만 잘 산다는 것, 초심을 잃지 않고 잘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 삼일마다 다시 마음을 먹으면 버텨낼 수 있다고도 하지만 마음먹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것도 초심을 잃지 않고 버텨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버텨내야만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삶의 숙명인 것 같다.
사소한 일부터 크고 중요한 일까지 심사숙고하여 옳은 방향을 선택하고 처음 마음을 지켜가는 것이 우리 삶의 무게이자 보람일 것이다.
다시 한 번 스스로 돌아보고 마음을 다둑이고 점검해보아야겠다.
 
주님!
저를 가엽게 여기시고 제 마음을 붙들어 주시어 제가 시작한 일들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주소서.
제게 허락된 남은 시간이 다른 사람들에게 제 일을 미루지 않고 온전히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은총을 허락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