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3일 연중 제7주일
어머니께서 차에 오르시면서 오늘은 날이 춥다고 한다.
강원도가 고향이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왠만한 추위에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는데 전에 없이 요즈음에는 무릅 아래 다리가 시리고 추위를 더 타시는 것 같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몸에 피돌기가 원활하지 않으실테니 추위도 더 타시지 않겠나 싶다.
어쩌면 날씨 탓일수도 있는데 새벽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 수도 눈에 띠게 줄어든 것 같다.
거의 새벽 미사를 집전하시던 부주임 신부님께서 이번 인사발령으로 대신학교로 떠나시고 가끔 오시던 강북 삼성병원 원목이신 신부님 삼성서울병원 원목으로 발령이 났지만 더 자주 새벽 미사에 오실거라고 하신다.
오늘 복음 말씀은 루가복음 6,27 -38의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였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 . . .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
남을 심판하지 말라. 용서하여라. 주어라.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고 미워하고 저주하는 자에게 축복하며 학대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고 신부님께서는 내게 잘못한 이를 미워하지말고 용서하라고 하신다.
사람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새기고 말과 행동으로 실천하라고 하신다.
우리가 미워하는 사람들은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닌 가까이 있는 사람일 확률이 크니 사람의 마음이 아닌 신앙인으로 우리의 죄를 대신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의 마음을 생각하고 용서하고 그를 위해 기도하면 하느님께서 갚아주신다고.
나야 그저 평범한 사람이니 크게 원수질 일은 없지만 그래도 살아가면서 마음에 맞지 않고 미워하는 사람이 생기고 또 가장 가까운 가족들과도 마음이 안맞아 투닥거리고 미워하는 마음이 불끈불끈 솟을 때가 있다. 그
럴때면 주님을 생각하고 그들을 용서하기보다는 머리 나쁜 덕을 가장 많이 본다. 마음이 그리 넓고 착하지 않아도 게으르고 어떤 일이건 오래 마음에 간직하고 기억하지 못하는 천성 덕분에 크게 속상하지 않고 살아왔다.
가끔은 옛일이 문둑 문득 치밀어 오를 때가 있지만 그 또한 금방 잊어비리니 이것이 바로 은총이 안닌가 한다.
속 시원하게 풀어 해결되지 않았으니 마음 깊이 앙금으로 남아있을지도 모르지만 굳이 가라앉아 있는 것을 꺼내어 반추할 만큼 생각이 깊지 않으니 그 또한 축복이다. 그렇게 살아왔고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한이 될 만큼 커다란 일이 생기지 않은 것이 복일지도 모른다.
이무튼 용서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갖지 못했지만 누군가를 용서할 일이 별로 없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문득 마음에 걸리는 일은 이 나쁜 머리 탓에 내가 남에게 저지른 일도 잘 기억 못해 다른 사람이 나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 사람에게 죄송하지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겨우 할 수 있는 일이 가능하면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 하지 않고 참아내는 것이 내가 주로 하는 일이다.
참는 요령이나 특별한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견뎌내는 것이 내 방법이다.
정 힘들면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앉아서 멍때리거나 잠을 자는게 내가 잘 사용하는 방법이다.
어차피 세월은 흘러가니 가장 큰 약인 시간의 도움을 받을 뿐이다.
좋은 것을 마음에 담아두기도 힘든데 싫었던 것, 속상한 것을 담아 둘 필요가 없다.
물론 기억이라는 것이 사실로 말하면 내 마음데로 되는 것이 아니니 괴로울 때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우는 것도 자주 하다보면 요령이 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러다 치매로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럽지만 그것은 또 다른 방법으로 메꾸려 한다.
운동 열심히 하고, 책읽고, 고등학교 수학문제 풀고, 사용할 일이 거의 없겠지만 일본어 공부도 조금씩 이지만 꾸준히 하고 앞으로 동남아어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그렇게 사는 것도 은총이고 축복이라고 믿는다.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계속 속상한 일은 금방금방 잊어버리게 도와주소서.
그리고 다른 사람 마음 상하게 하는 일은 하지 않을 지혜를 허락하시고 착히 살게 온총을 허락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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