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일 연중 제 8주일
오늘도 어머니께선 정확히 5시 40분에 전화를 받으시고 아파트 현관에 나와 계셨다. 참으로 성실하고 굳은 믿음이시다.
밤 사이 비가 내렸는지 차 앞 유리에는 물방울 자욱이 남아있다.
어제 저녁에 비닐에 담아 둔 성지 가지를 성당 입구 회수함에 넣고 주보를 받아 들고 성당으로 들어갔다.
성당에 들어오면 제댜 앞의 꽃 장식에 가장 먼저 눈이 간다. 제대회 봉사자 분들의 정성과 그 주일에 맞는 아름다운 꽃꽃이 장식을 보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눈 호강이다.
날씨가 스산해서인지 미사를 보러 오는 신자 수가 추운 겨울보다 오히려 줄었다.
늘 앉던 자리에 앉아 주보를 대강 살펴보았다.
주보 전면이 성화가 '눈먼 이를 이끄는 눈먼 이' 였다.
이미 맨 앞에 있는 눈 먼 인도자는 구덩이에 빠져 있는데 그 뒤를 눈먼 이들이 따르고 있다.
자기 성찰없는 판단과 맹목적인 추종은 자신 뿐 아니라 곁에 있는 이들까지 위태롭게 한다고 성화 해설 오주열 안드레아 신부님이 설명하신다. 요즘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상황이 떠오르며 가슴이 답답해 졌다.
이번 주 수요일이 사순 시기의 시작으로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인 재의 수요일 예식이 있는데 우리 모두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찬찬히 생각해 볼 일이다.
"너는 흙에서 왔으니, 다시 흙으로 돌아갈 것을 명심하여라(창세기 3장 19절)"
이번 주 복음 말씀은 루가 6.39 -45 <마음에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였다.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보면서,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라고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말씀하신다.
신부님께서는 강론에서 그릇에 담긴 흙탕물을 깨끗이 만들려면 끊임없이 맑은 물을 그릇 안으로 흘려 보내 더러운 것들을 그릇 밖으로 내 보내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우리 마음속의 티를 없애는 방법으로 성경을 열심히 읽는 방법을 권하셨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행동으로 실천 하는 것이 틀림없다.
이런 저런 말보다 신약 성경을 펼치고 4대 복음서를 읽으면 예수님의 행적과 말씀이 적나라하게 기술되어 있고 그것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신앙인의 기본일 것이다. 그런데 누구나 알다시피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그래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말을 어렵게 하고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다른 사람 탓을 한다.
오늘은 3월 첫 주일이어서 미사 중 성체 조배 시간을 가졌다.
성당 안의 모든 불이 꺼지고 성체를 넣은 제대 이 성광만 비추는 적막 속에서 침묵 중에 성체 조배를 드렸다.
머리 속에서는 여러가지 상념이 엉클어져 떠오르고 가라앉지만 나는 이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고 좋다.
언젠가는 고요히 예수님만 떠올라 마주할 시간이 올지도 모르겠다.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착하게 살고 선한 마음속에서 선한 행동을 꺼내 실천할 수 있도록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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