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사

2025년 3월 16일 사순 제 2 주일

by 눈떠! 2025. 3. 16.
2025년 3월 16일 사순 제 2 주일
봄비가 촉촉히 온누리를 적셨다.
이비가 지나고나면 온 땅에, 온 나뭇가지에 연두가 머리를 내밀고 온 세상을 생명의 빛으로 가득 채울것이다.
아무리 사람사는 세상이 어지럽고 괴기스러워도 자연은 변함없이 시간을 되돌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오늘 아파트 현관에 어머니 모습이 보이지 않아 5분여를 기다렸다.
전화로 비가 온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냥 나왔다가 비가 와 다시 올라가 우산을 가쟈오느라 늦었다고 하신다.
현관에서 차를 타고 성당 입구에서 내려 들어가시는데 무슨 우산이 필요하냐고 한 소리했다.
가끔은 아니 대부분은 침묵이 금일 경우가 많은데 잠시 기다림을 못견딘 내가 가엾다.
 
비가 와서인지 날이 새는게 늦어 더 어둡게 느껴졌다.
성당 마당에 들어가 주차하려고 회전하는데 갑자기 시커먼 우산과 함께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할 정도로 위험한 경우는 아니었지만 순간적으로 가슴이 덜컹했다. 눈을 뜨고서도 눈 앞의 사물을 정확히 보기란 참으로 어렵구나, 정신차리고 바라보아야지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눈 앞에 보이는 것도 제대로 보기 힘든데 하물며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가르침을 깨닫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별 일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에 관한 말씀이었다.
미사 말미에 신부님께서 여러분도 거룩한 변모를 경험한시 적이 있지요? 라고 웃으며 물어보셨다.
그리고는 예전에 사람하는 사람을 바로보았을 때 그 사람의 얼굴이 빛나는 경험을 하지 않았냐며 지금은 어떠냐고 하신다.
거륵한 변모는 바깥에서도 발견되지만 내 마음에서 먼저 시작되는게 아닐까 라며 그 바탕은 바로 사랑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사랑이 가장 소중하며 으뜸이라고 하셨다.
 
세상 모든 변화는 강제로 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 가여워하는 마음, 사람하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아기들이 그렇게 빠르게 자라고 커가는 것도 그 때 가장 많이 사랑받아서일 것이다.
아무 조건없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을 때 순간순간 폭팔적인 거룩한 변모를 이루어내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무조건이 아닌 부모의 욕심이 포함되며 덜 변하고 때쓰고 말썽도 부리게 된다.
나이를 먹어가며 더 그런 것 같다. 피부가 딱딱해지고 두터워지며 갈라지고 메마르면서 거룩한 변화는 커녕 낡고 추해지며 고집만 세지는 것 같다. 사랑을 받기는 커녕 이런 저런 이유를 들이대며 사랑을 주지도 못하게 마음이 차가워진다.
매 순간 자신을 돌아보고 다둑이며 마음을 말랑말랑하고 유연하게 갖도록 힘 써야겠다.
이제 이 비 그치면 생명의 빛으로 물들 그 연두가 내 마음도 물들이도록 마음의 흙을 뒤집어야할 때다.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붙들어 주시어 주변의 거룩한 변모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제 마음을 여리게 지킬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아멘!
 
 

 

'미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년 3월 30일 사순 제 4주일  (2) 2025.03.30
2025년 3월 23일 사순 제 3 주일  (0) 2025.03.23
2025년 3월 9일 사순 제 1주일  (0) 2025.03.09
2025년 3월 2일 연중 제 8주일  (0) 2025.03.02
2025년 2월 23일 연중 제7주일  (1) 202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