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10시 쯤 30분 정도 피아노를 친다.
아니 피아노 연주를 기초부터 익히고 있다.
어린이 바이엘(상) 교재로 독학하고 있다.
아내가 가끔 도와주고 시범을 보여준다.
언제나 그렇듯 다른 사람 특히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쉽게하는 것을 더듬거리고 있다.
눈 뜬 장님이라는 말이 가슴 깊이 다가온다.
피아노를 치는 근육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근육이 아니다.
교재에 나온데로 건반위에 손을 얻어보지만 손가락이 제멋대로 놀아나고 아프다.
손가락뿐만 아니다. 몇 번 뚱땅거리다 보면 팔목부터 팔꿈치까지 안쪽의 근육이 당기고 아프다. 피아노 앞에 똑바로 앉아 자세를 잡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허리를 곧게 펴고 바르게 앉기는 언제나 어렵다.
삼십분 남짓 앉아 연습하노라면 자연스럽지 않고 잔뜩 긴장하고 건반을 두드려서 그런지 팔 전체가 결린다.
그래도 다시 피아노에 앉는다.
지금 이 나이에 피아노를 배워서 무슨 명곡을 연주하겠다는 욕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어린이 바이엘 상 하를 떼는데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아노 앞에 앉는 이유는 평생 해보고 싶었던 것을 늦게나마 도전하는 기쁨에서이다.
내 손가락으로 눌러 나는 저 소리는 연주라기보다는 소음에 가깝겠지만 그래도 내 귀에는 신기한 소리로 들린다. 손가락 다섯 개, 양 손으로 동시에 누르는 음이 겨우 도레미파솔 각 다섯 음이지만 그 소리로도 몇 가지 동요를 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언젠가 손가락을 더 날렵하게 움직이며 라시도까지 누비며 화으을 넣을 날을 기대하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먼 훗날 작은 피아노 소품이라도 내 힘으로 연주한다면 얼마나 황홀하겠는가?
어쩌면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아내에게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로 불러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손주들과 함께 신나는 동요를 연주하며 노래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오늘도 피아노 앞에 앉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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