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각 꼭지를 장식하는 책들을 찾아 저자의 생각을 확인하며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다.
48가지 꼭지가 다 나름의 의미를 주었지만 독서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정도로 강력한 배움의 경험을 한 저자가 부러워졌다. 나도 자라면서 읽은 수많은 책을 통해 감동을 받기도 하고 꿈을 꾸기도 했지만 내 삶을 울릴만한 기억은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제대로 책을 읽지 못했던 것이다. 한 사람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쓴 글들을 활자만 보거나 건성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경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제대로 독서하는 자세를 가지고 책을 다시 마주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미 일너난 생각은 이어지지 않도록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생각은 일어나지 않도록하면 그대들이 10년 동안 행각하는 것보다 좋을 것이다. 나의 생각에는 복잡한 것이 없다. 단지 평시에 옷 입고 밥 먹으며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요즘 내 삶이다.
물론 임제의 깨달음에 이른 경지가 아니라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산다는 것이 위로받는 느낌이다.
단지 일어나 옷 입고 밥 먹고 남들이 봐도 또 내가 돌아봐도 그냥 일없이 하루를 산다.
하지만 무언가 초조하거나 의미없이 사는 것 같아 불안하지 않다. 그냥 이렇게 사는 것이 좋다.
당연히 인생의 큰 깨달음을 얻거나 무언가 대단한 생각 끝에 도달한 삶의 태도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산다.
하루가 지나가고 또 하루가 온다.
마음에 들지 않는 성질돋우는 일들이 들리고, 안타가운 소식도, 슬픈 일도, 그리고 또 사소하지만 가장 큰 일인 여러 집안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크게 마음쓰지 않고 살아간다.
내게 남은 날들도 그럭저럭 이렇게 살아갈 것이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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