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3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어제 비가 오더니 오늘 새벽엔 기온이 많이 내려가 쌀쌀해져 조금은 춥기까지 하였다.
어머니께서 5시 40분 어김없이 아파트 경비실 앞 현관에 우산을 들고 나와 계셨다.
오늘 성당은 온통 선홍색 붉은 빛으로 싸여 있었다.
이번 주일부터 성 토요일 오전까지 주님의 수난과 죽음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하여 성전내 성상을 모두 선홍색 천으로 가리고 제대 장식 꽃도, 제대초도, 신부님 제의도 모두 붉은 선홍색으로 바뀌어서다.
주님의 뜨거운 사랑과 피를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성전이 물들었다.
오늘 복음(루카 22장 14절 - 23장 56절)은 성찬례를 제정하시고, 유다의 배신과 베드로가 당신을 모른다고 할 것을 예고하시고, 겟세마니에서 땀이 핏방울처럼 땅에 떨어지는 고뇌의 기도를 하시며 유다의 배반으로 성전경비대에 잡히셔서 조롱당하시며 빌라도와 헤로데에게 신문을 받으신 후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시고 묻히신다.
불과 얼마 전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호산나를 외치며 환호하던 군중들이 이제 예수님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친다.
선하신 분이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다.
이 한 주는 오늘부터 성주간으로 불리며 주님 만찬 성목요일의 만찬미사와 세족례, 주님 수난 성금요일의 십자가의 길과 주님 수난 예식, 그리고 부활 성야 토요일의 부활 성야 미사에 이어 마침내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로 이어진다.
지난 사십일 사순 시기의 마지막 주간이다.
성목요일 저녁 9시부터 성금요일 오후 3시까지 수난 감실에서 구역별로 이어지며 성체조배도 계속 된다.
신부님께서는 온갖 수난과 고통을 받으시며 예수님께서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어떤 마음이셨을까 하고 물으셨다.
힘들고 괴로우셨겠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우리를 위하여 기꺼이 고난을 지고 가시며 작은 기쁨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하신다.
우리도 부활하시기 위해 온갖 수난을 받고 돌아가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우리에게 주어지는 여러 고통들을 기쁘게 이겨내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짊어지고 살아가는 고난은 어쩌면 행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
예수님을 환호하며 맞이하던 예루살렘 군중들처럼 주님을 배신하는 일이 내게는 일어나지 않길 기도하며 축성받아 들고 온 성지 가지를 집에 있는 모든 고상에 조심스레 꽂았다.
주님,
성주간을 보내며 제게 주어진 삶의 모든 것들을 기쁘게 감내하고 즐겨 살아낼 용기를 허락하소서.
고통속에 들어있는 기쁨을 찾아낼 수 있는 지혜도 허락하소서.
부족하더라도 제 삶을 기쁘게 나눌 수 있도록 넓은 마음을 허락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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