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펼쳐보이기

객실에서 기다릴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눈떠! 2014. 4. 19. 20:35

침몰한 세월호

나는 30년째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왔고 올해는 고등학교 2학년을 가르치며 담임을 맡고 있는 선생이다. 아마도 우리 반 아이들을 데리고 수학여행을 가는 중 저런 사고를 만났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터져 버릴 것 같다.

 

나는 지금껏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조금 손해보는 것 같더라고 공공의 규칙을 최선을 다해 지켜야한다고 큰 소리로 이야기해왔고 나 자신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만약 내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나와 우리 반 아이들 대부분은 바다 밑에 있었을 것이다. 배가 기울고 방송이 나오는 즉시 나는 아이들을 찾아 자기 선실로 들어가 구명조끼를 입고 당황하지 말고 기다리자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반 아이들은 지금껏 나를 거쳐간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러했듯 내 말을 따랐을것이다. 그것은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아니고 다른 어떤 선생님도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고 또 대부분의 우리나라 보통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을 믿고 따랐을 것이 분명하다.

세상이 아무리 변했다고들 해도 그것이 우리나라 학교고 우리나라 교사들이고 우리나라의 고등학생들이다. 저 단원고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살아돌아오지 못하면 이제 우리나라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가르쳐야 할것인가를 생각하면 머리가 터져 버릴 것 같다.

 

우리 사회는 학교에 교사들에게 그리고 초롱한 눈망울의 아이들에게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지금은 나를 떠나 세상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지난 30년간 무엇을 가르쳤었나를 생각하면 진땀이 난다. 나는 아이들에게 지금 같은 사회 시스템에서 살아나갈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치지 못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어떻게 규칙을 지키고 올바르게 살아가야한다고 주변에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으면 기꺼이 도와주라고 할 수 있을까?

 

제발 기적이 일어나 단원고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살아 돌아오길 간절히 기원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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