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김수환 추기경님.
1995년 12월 8일.
동성학교 10주년 근속기념으로 명동에서 추기경님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후 근속교사들을 성당안 주교관에 데리고 가 차를 대접했주셨다.
큰 어른이시면서도 어린 내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소탈하고 다정하게 손 잡아 주시며 사진도 함께 찍어주셨다. 학교를 방문하시면 교직원 식당에서 선생님들과 섞여 앉으셔서 함께 식사하시며 미소 지으시던 모습이 그립다.
추기경님이 계실 때 명동성당은 우리나라의 힘들고 지치고 고난받는 사람들의 피난처였다.
성당 입구의 구걸하는 걸인부터 독재정권의 탄압을 피해 성당에 들어와 천막생활을 하며 농성하는 노동자, 학생들로 시끄럽고 어쩌면 혼잡하고 지저분하기까지 했지만 나는 그 시절의 명동성당이 너무 그립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예수님 품안에 기대러 들어와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오히려 지저분하다는 생각보다 성당이 포근하고 따뜻한 부모님 품속 같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그곳은 명동성당이자 김수환 추기경님의 품속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분이 떠나시고 명동성당은 깨끗하게 단장되었지만 내게는 예전만큼 정이 가질 않는다.
아마도 내 신심이 옅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 교직 생활의 마지막 한 달을 출근하며 동상이지만 추기경님을 매일 만날 수 있다니 큰 위로를 받는 기분이다.
그리운 김수환 추기경님.
추기경님, 살아 계실 때와 마찬가지로 하늘 나라에서도 부드러운 미소로 우리나라와 동성학교를 바라봐주세요.
주님,
추기경님을 기억하시고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나의 생각 펼쳐보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마지막 수업 (1) | 2022.12.26 |
|---|---|
| 동성고등학교 등산회 마지막 산행 (0) | 2022.12.19 |
| 가족간의 사랑 (0) | 2022.12.05 |
| 7년전 개교 기념일 근속 표창을 받던 날 (0) | 2022.12.05 |
| 사회적 사안에 대해 정치적 중립은 없다. (1) | 2022.12.0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