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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고등학교 교정에 세운 김수환 추기경님 흉상을 바라보며

눈떠! 2022. 12. 7. 09:08
그리운 김수환 추기경님.
 
1995년 12월 8일.
동성학교 10주년 근속기념으로 명동에서 추기경님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후 근속교사들을 성당안 주교관에 데리고 가 차를 대접했주셨다.
큰 어른이시면서도 어린 내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소탈하고 다정하게 손 잡아 주시며 사진도 함께 찍어주셨다. 학교를 방문하시면 교직원 식당에서 선생님들과 섞여 앉으셔서 함께 식사하시며 미소 지으시던 모습이 그립다.
 
추기경님이 계실 때 명동성당은 우리나라의 힘들고 지치고 고난받는 사람들의 피난처였다.
성당 입구의 구걸하는 걸인부터 독재정권의 탄압을 피해 성당에 들어와 천막생활을 하며 농성하는 노동자, 학생들로 시끄럽고 어쩌면 혼잡하고 지저분하기까지 했지만 나는 그 시절의 명동성당이 너무 그립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예수님 품안에 기대러 들어와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오히려 지저분하다는 생각보다 성당이 포근하고 따뜻한 부모님 품속 같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그곳은 명동성당이자 김수환 추기경님의 품속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분이 떠나시고 명동성당은 깨끗하게 단장되었지만 내게는 예전만큼 정이 가질 않는다.
아마도 내 신심이 옅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 교직 생활의 마지막 한 달을 출근하며 동상이지만 추기경님을 매일 만날 수 있다니 큰 위로를 받는 기분이다.
그리운 김수환 추기경님.
추기경님, 살아 계실 때와 마찬가지로 하늘 나라에서도 부드러운 미소로 우리나라와 동성학교를 바라봐주세요.
 
주님,
추기경님을 기억하시고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