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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이용 소감

눈떠! 2023. 4. 20. 22:55

 

아내와 동네의 스타벅스에 가서 자리를 잡고 뜨거운 카페 라떼와 생크림 카스테라를 즐기고 왔다.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 매장은 아파트 두 단지 떨어져 있는 임광아파트 사거리에 있다. 집을 나서서 주공 12단지를 지나 건널목을 건너 다시 주공 10단지를 지나 사거리를 건너면 바로 스타벅스 매장이다.

이곳에는 전에 한 번 들려 아메리카노 2잔과 케익 한 조각을 테이크 아웃한 적이 있다.

그러니 오늘로 네번째 스타벅스를 방문했고 자리에 앉아 보기는 세번째 되는 날이다.

그것도 이런 저런 일로 스타벅스 카드를 선물 받아서 그것을 쓰기 위해 방문했다.

아마도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기념일에 선생님들이나 제자들이 선물한 것이리라.

나는 당연히 사용을 하지 않아 아내를 주었는데 아내도 구석에 던져 놓았던 것을 어제 서랍 정리하면서 발견했다며 오늘은 당신과 꼭 함께 가서 커피와 케익 한 조각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5년이 지난 얼마가 들어 있는지 모르는 카드 두 장을 들고 스타벅스로 향했다. 안내에서 확인해보니 두 장의 카드와 내가 가지고 있던 쿠폰은 모두 2만원이었다.

 

사실 나는 지난 4월 5일 대학로의 중국집에서 동성고 분회 주최로 대학로 중국집에서 베풀어 준 퇴임 만찬 식사가 끝나고 2차로 맥주를 마시러 가다 적당한 곳을 찾지못해 대학로 스타벅스에 들어간 것이 처음이었다.

환하고 시원하게 꾸며진 넓은 공간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대학로의 특성상 젊음의 거리이간 하지만 언뜻보아도 젊은 여성들이 많았다.

내게는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공연히 기분 좋은 느낌을 들게 하는 곳이었다. 아마도 젊음의 열기 같은 것과 세련되고 단순한 분위기 탓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였으니 더 했다.

많은 종류의 커피와 음료, 케익이 있었지만 저녁이어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뜨거운 것을 마셨다.

 

선생님 한 분이 말하길 요즘 젊은이들은 핫이 아니라 아이스가 대세라고 하며 나를 놀렸다.

또 스타벅스는 2-30대 젊은 여성들이 타깃이며 넓고 쾌적한 매장에 무엇을 하든 눈치주지 않는 분위기 탓에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카페가 되었다고 했다.

참으로 대단한 상술이고 멋지게 성공한 경영방식이다.

사실 나는 카페, 옛말로 다방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두컴컴하고 커피 한잔 마시고 조금 앉아 있으려면 공연히 눈치보여서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밝고 쾌적한 공간에 무어라 눈치주는 사람이 없으니 그것이 오히려 사람들을 모으고 커피값이 조금 비싸도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편하고 행복한 느낌을 주는게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이 분위기를 접해보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다시 찾게 되는 것이 강점인 것 같다. 더구나 2-30대 젊은 여성들이 즐겨 찾으면 당연히 젊은 남자들이 따라오고 그 습관이 나이 들어도 이곳을 다시 찾게 될 터이니 참으로 뛰어난 통찰력을 지닌 상술이라고 생각된다.

 

두번째 방문은 퇴직 하신 선생님들 5명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북한산 둘레길을 걷자고 시작한 지난 주 화요일이다. 구파발 역에서 만나 북한산 둘레길의 8구간인 구름 정원길을 함께 걸었다. 그리고 불광역 근처의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그날도 나이 값을 하느라 뜨거운 까페라떼를 마셨다.

다행스럽게도 다섯 사람 중 아이스를 마시는 사람은 없었어서 모두들 웃었다.

인생은 60부터라지만 64-67살 사이의 나이값을 한 셈이다.

두 좌석을 붙여 편안하게 담소를 즐기고 헤어졌다.

처음보다 카페의 분위기가 한결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나 여성의 비중이 높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담소를 나누거나 책을 펴놓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요즘 젊은 학생들은 도서관만큼 카페에서 공부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들과는 다르게 적당한 소음과 음료와 빵을 먹으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부가 잘 되는 모양이다. 유선생님은 자신도 스타벅스에 가서 독서를 한다고 했다. 청년이시다.

 

그리고 오늘 아내와 세번째 방문했다.

따뜻한 까페라떼와 생크림 카스테라를 앞에 두고 창가에 마주 앉아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오후 1시쯤이어서인지 카페 안에는 거의 여자들로 자리가 차 있었다.

이곳의 위치가 아파트로 둘러 싸여서 인지 20대 보다는 30-50대 아주머니들이 많았다.

어찌되었든 다들 편안하게 시간과 장소를 즐기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삶의 목표일텐데 편안하고 밝은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아내와 함께 그것들을 향유하며 느긋하게 즐길 수 있으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아내는 일어나 나오면서 어머니가 좋아하실거라며 생크림 카스테라를 하나 샀다.

아내는 늘 맛있는 것을 보거나 시장에 가면 어머니 몫을 챙긴다.

나로서는 이 또한 무어라 말할 수 없이 고마운 일이다.

젊은 시절을 돌아보면 아내는 세상 누구보다도 힘든 시집살이를 했다.

위로 시할머니부터 시부모, 시동생, 시누이에 제사를 일년에 8번이나 지내며 10년 넘게 한 집에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다.

그 후 부모님에게 집 근처의 작은 아파트를 마련해 주고 따로 살지만 하루도 신경쓰지 않은 적이 없다. 이것 저것 마음쓰며 여행을 가도 늘 모시고 다녔다. 아내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힘든 시간을 용케 견뎌냈다고 할 수 밖에 다른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나 싶다. 저 밝고 자유로운 공간에서도 시어머니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마음 만으로는 참으로 염치없는 노릇이지만 아내는 그게 어머니가 가진 복이야 한다.

나도 아내에게 복이어야 할텐데 둔한 내 눈치로 노력한다고 될지 모르겠다.

그저 손잡고 이런 곳을 더 자주 가보고 아내 말 잘 들으며 가방 둘러 메고 부지런히 시장 따라 다니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오늘도 나갈 때 시장용 베낭을 메고 나가 야채가게에 들려 딸기, 순두부, 바나나, 케일, 상추를 한가방 가득 사고 노브랜드에 들려 아내가 좋아하는 양배추 샐러드에 쓸 플레인 요거트 8통을 쓸어 담아 왔다.

 

아내는 스타벅스에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니 연애할 때 다방에 마주 앉았던 때가 떠올랐다고 한다.

사실 나는 다방을 좋아 하지 않아 몇 번 가지도 않았는데 결혼하고 아내는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마주 앉아 커피 마시며 이야기 하는 것이 좋았다고 해서 많이 후회했다.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커피 대신 라면이나 먹자고 했으니 참으로 감 떨어지는 멋대가리 없는 남자 친구였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마주 앉아 나를 바라보니 예전 두근거리던 생각도 나면서 한편으론 나이든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고 한다.

나도 당신과 함께 가니 다시 또 가고싶을 정도로 스타벅스도 참 좋았다.

그리고 다음엔 차 타고 교외의 소문난 카페와 빵집에도 단 둘이 가 보고 싶다.

서로 오래 세월을 함께 하고 나이 먹어 예전의 두근거림은 없어졌을지 모르지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의 깊이는 훨씬 깊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도 가만히 아내를 바라보노라면 내 눈에는 아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가슴도 두근거린다.

맹세코 손잡고 함께 걷고 싶은 여자는 아내뿐이다.

 

나는 또 아내와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와 케익을 앞에 놓고 시간과 공간을, 우리의 삶을 공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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