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삶은 옥수수
두 옥수수는 언뜻 보기에도 확연히 다르다.
삶은 옥수수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내게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윗쪽의 옥수수는 아내가 삶은 옥수수이고 아래쪽의 옥수수는 삶아서 파는 것을 사온 것이다.
아내는 삶은 옥수수를 좋아해 동네에서 가장 맛있게 삶는 집을 단골로 삼고 있다.
단순히 맛을 비교하자면 백이면 백 아래쪽 보기에도 하얀 옥수수가 좋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단순히 느끼는 맛보다 더 오묘하고 신비로운 맛이 있다.
물론 그 맛은 일반적이지 않고 특수한 경우에 속한다.
누구나 느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아래쪽 맛있는 옥수수는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되는 맛이지만 윗쪽 옥수수는 아내가 오직 나만을 위해 불 앞에서의 수고를 마다않고 삶은 것이다.
그것은 일반적인 맛이 아닌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단 하나의 맛이다.
맛있다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혀에서 느끼는 맛이 최고로 여겨지는 요즘 세태는 요리사들의 득세로 이어진다.
맛집으로 먹방으로 온통 맛있는 먹거리에 열광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진심으로 손님을 위해 요리하는 솜씨 좋은 사람들이 만든 혀가 녹는 아찔한 맛의 요리들이 우리 모두를 사로잡는다.
그러나 나는 윗쪽 덤덤한 옥수수에 나를 던진다.
그 덤덤한 맛에는 아내의 손길이, 마음이 담겨있다.
그곳에는 무어라고 설명할 수 없는, 맛이 아닌 맛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조금은 어설프게 삶아 약간은 딱딱한 듯한 옥수수 알을 꼭꼭 씹으며 나는 옥수수 맛과 함께 아내의 사랑을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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