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펼쳐보이기

코로나 감염 3 일차

눈떠! 2023. 9. 21. 21:33

코로나 재 감염 확진이 된 지 3일이 지났다.

처음 걸릴 때 처럼은 아니지만 머리가 띵하고 몸이 계속 아프다.
첫 날보다 열은 떨어졌지만 머리가 무겁고 본래 똑똑하지 못했지만 생각하기가 힘들고 멍한 상태다.
몸도 관절 마디 마디가 쑤시던 증세는 조금 완화되었지만 근육통과 피부를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작열감이 지속되고 기운이 없어 무엇을 할 의욕이 하나도 없다.
그저 누워 있고 싶지만 누워서 바닥과 닿은 부분의 피부가 계속 아우성을 쳐대니 눕는 것도 쉬운 일 만은 아니다.

숨을 쉴 때도 무언가 불편하지만 기침을 할 때 기관지가 울리고 잠깐 아픈 것을 제외하면 그나마 목이 덜 아퍼 음식을 먹는데 큰 지장이 없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내가 아픈 바람에 가장 타격이 큰 사람은 당연히 아내다.
많이는 아니더라도 도와주던 일들이 대부분 사람과 관계되는 것이었는데 격리되다 보니 혼자 모든 것을 해내느라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 거기다 그동안 없던 환자 돌보는 일이 늘었으니 참으로 미안하게 되었다.

몸이 아파 활동이 제약 되니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그동안 얼마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살아왔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보통 때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던 많은 일들이 특별해진다. 우선 집안을 돌아다니는 일부터 물 한 모금 마시는 일까지 나로 인해 벌어지는 제약이 많고 나보다는 가족들이 불편해지는 것이 많아졌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이것 저것 검색도 하고 뉴스도 보게 되었다.
오늘 뉴스의 1면은 국회에서 이재명 체포 동의안이 가결되고,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무총리 해임의 안 가결되었으며, 현직 검사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대법원장 임명 동의안이 채택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참으로 대단한 대한민국이란 생각이 든다.

맹자는 말씀하시길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 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측은해 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부끄러워하고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하셨다. 이것은 수 천 년 동양을 지탱해온 네 가지 덕목 인(仁), 의(義), 예(禮), 지(智)로 대표 되는 행동 지침이라고 생각한다.



네 덕목이 모두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요즘 세태와 나를 돌아보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두 번째 덕목인 수오지심(羞惡之心), 예(禮)의 부족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가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돌아보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 사람들이 차고 넘쳐난다. 도대체 부끄러움을 약에 쓰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다. 자신이 누구이며 지금 서있는 위치가 무엇을 하는 자리 인지를 돌아보지 않고 나오는 데로 지껄이고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없고, 지금 당장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지 않는 사람들이 모래알처럼 널려 있다.

아무리 돌아봐도 물질적으로 풍족해지고 살만해 졌는데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지고 인심이 각박해지니 이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속담에 광에서 인심 난다고 했는데 요즘 우리 처지를 돌아보니 광에서 인심은 커녕 욕심으로 배가 터질 지경이다.

예수님을 부처님을 믿는다는 사람은 길에 넘쳐나는데 예수님, 부처님은 커녕 착한 사마리아인을 보기도 힘든 세상이다.

다들 나보다 많이 공부하고 똑똑한 사람들인데 저럴 수 있나 생각해보면 답답한 마음이지만 내 결론은 염치가 없어서, 부끄러움이 부족해서라고 밖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부족하고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역사가 자신을 기억할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우리 시대에 가장 부족한 것이 그대로 드러나는 요즘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러움에 대해 무엇을 가르쳤는지 돌아본다.
남들이 아닌 내 자식들에게, 내 손주들에게 인간에 대한 예의를,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도리를 가르치고 있는지, 몸으로 본을 보여주고 있는지 돌아본다.
참으로 사람 답게 살기 힘든 세상이지만 그래도 사람 답게 살려고 노력하고 노력해야 한다.
나는 우리는 그 누가 무어라 해도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말이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일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서 '사유'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권리가 아니라 반드시 수행해야만 할 의무"라고 강조한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우리는 스스로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내야 할 의무를 가진 인간, 사람임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

'나의 생각 펼쳐보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사람(22.9.27)  (0) 2023.09.29
힘 내세요!  (0) 2023.09.29
Fly to the Moon  (0) 2023.09.20
교육은 결코 선생님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0) 2023.09.14
두 개의 삶은 옥수수  (1) 2023.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