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2025년 10월 5일 (다해) 연중 제 27 주일

눈떠! 2025. 10. 6. 20:20
2025년 10월 5일 (다해) 연중 제 27 주일
오늘도 5시 40분 어머니께서는 아파트 현관에 나와계셨다. 나로서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이 그저 모시고 성당에 가는 것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덕분에 주일 미사를 궐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은총을 받았다. 어머니께서 서실 수 있다면 그날까지 계속 미사에 참석할 수 있는 은총을 받을 것임에 틀림없다.
지난 금요일 저녁에 아버지 연미사와 내 생미사를 넣어달라고 하셔서 오늘 새벽 미사에 어머니 생미사까지 몰아서 신청했다. 내 생일과 아버지 생일이 추석 앞 뒤이기 때문이다. 아버지 생신은 음력 8월 18일 이고 나는 음력 8월 14일인데 두 번 싫어서 어머니 참례하실 때 한꺼번에 넣었다고 했다. 연미사 보다ㅈ생미사가 더 좋다는 어머니 말씀이 기억나 거기에 어머니 생미사를 끼워 넣은 것이다. 협력 사목 신부라는 직책으로 얼마 전에 오신 새벽 미사를 드리시는 십자가 요한 신부님께서 나이가 지긋하신지 미사 전에만 미사 지향하는 사람들을 불러주시는 것이 아니라 예전처럼 중간에 한 번 더 기도해주시는 것도 참으로 고맙고 기쁜 일이었다.
엊저녁 잠이 오질 않아 왕좌의 게임이라는 드라마를 보며 밤을 세워 비몽사몽간에 미사를 드렸다. 아무런 생각없이 멍한 상태로 미사를 드렸고 특히 오늘이 매월 첫 미사여서 강론 대신 갖는 성체조배 시간이 꿈같이 흘러갔다. 이렇게 미사가 짧게 느껴진 것이 얼마만인지 모를 정도로 한 시간이 훅 지나갔다. 독서도 화답송도 복음도 꿈결처럼 지나갔다.
어머니 모셔다 드리고 집으로 와 그대로 소파에 쓰러져 두 시간 넘게 자다 아내가 깨워서 일어났다. 참으로 송구스러운 주일 아침이다. 내일 추석 새벽 미사는 정신 차리고 똑바로 참례해야 할텐데 벌써 걱정이다. 명절 새벽 미사에 늘 함께 참석하던 아들 중 큰아들이 가족들과 여행을가서 내일은 작은 아들과 단 둘이 조상을 기리는 첫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선생하면서 가르치는데로 잘 따르는 아이들이 많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미사에 참례하며 교회와 신부님, 수녀님들께서 들려주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보내는 나도 참으로 딱하다고 생각한다. 그저 지비로우신 주님의 사랑에 기대어 덜 혼내지길 기대하며 처분만을 바랄뿐이다.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제 잘못을 너그러히 용서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