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2025년 11월 2일 (다해)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눈떠! 2025. 11. 2. 08:59

2025년 11월 2일 (다해)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은 죽은 모든 이의 영혼, 특히 연옥 영혼들이 하루빨리 하는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도하는 날이다. 교회는 '모든 성인 대축일'인 11월 1일 부터 8일 까지 묘지를 방문하여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서 기도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매일 미사)

밤새 비가 오더니 새벽에 그쳤지만 날이 많이 쌀쌀해졌다. 오늘도 어머니께서는 5시 40분 아파트 현관에 나오셔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이제는 새벽 미사 갈 때 날이 새지 않아 어두워 더 춥고 쓸쓸하게 느껴진다. 겨울이다.

성당 들어가는 입구에 위령 미사를 청한 분들의 이름 속에서 아버지 이름을 찾아본다.
"한일수 루가" 아버지 잘 계시죠? 저희들 모두 잘 지냅니다. 어머니께서 다음 다음 주 17일 시술 잘 받으시도록 하늘 나라에서도 기도해 주세요. 돌아가신 아버지께 떼를 쓰고 매달려본다.

오늘 복음 말씀은 마태 복음 5.1-12 의 참 행복에 대한 예수님의 산상 수훈이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로 시작되는 이 말씀은 살아가면서 많은 위로를 주기도 하고 부끄러움을 느끼게도 한다. 내 마음이 가난했던 적이 얼마나 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늘 무언가를 더 가지려고 아등바등하지 않았나 싶어 부끄럽고 창피해진다. 가진 것이 얼마나 많은지, 누리고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평생 살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이 점점 좋아졌는지 조금만 돌아보면 바로 알아챌 수 있다. 그런데도 늘 조금 더 주십사하고 주님께 보챈다. 건강을 복을 조금만 더 달라고 떼 쓰며 매달린다.

오늘은 미사 시간에 강론 대신 성체 조배가 있는 날이다. 영성체가 끝나자마자 성당의 모든 조명이 꺼졌다. 제대 위를 비치는 두 개의 불만 켜진 채로 성당을 깊은 침묵 속으로 잠겨들었다. 나는 이 고요가 좋다. 머리 속에서는 온갖 잠념이 끝없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사라지지만 그래도 나는 이 고요한 침묵의 시간을 사랑한다. 제대 위 성광안에 계신 성체에서 예수님꺼서 나를 딱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실지라도 이 시간은 정말 좋다.
어느덧 불이 환히 켜지고 성체 강복을 끝으로 미사가 끝났다.

신부님께 인사를 드리고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큰아들 집 우편함에 주보를 넣어 놓는 것으로 다시 한 주일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