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달 살이 그 후

2025년 첫 눈

눈떠! 2025. 12. 5. 15:40
첫 눈이 내렸다.
 
어머니 댁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첫눈이니 얼마 내리겠나 했는데 집에 돌아오려고 나왔더니 안개 낀 것처럼 거센 눈보라로 몰아치고 있었다.
아파트 아랫쪽 길이 미끄러울 것 같아 청원고 옆 담장 도로로 나왔는데 차들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차는 헛바퀴를 돌리고 있어 뒷 차들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였다.
조심조심 집으로 돌아와 자전거를 세우고 보니 경비 아저씨 혼자 감당할 만한 눈이 아니었다.
다시 등산화로 갈아 신고 나와 빗자루를 들었다. 내일 아침 손주들 등교길이라도 쓸어 놓자고 맘을 먹었다.
1414동 주변 인도와 상원초등학교 건널목까지 빗자루 질을 했다.
사람이 밟고 다닌 곳은 잘 쓸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두사람이 다닐 수 있을 정도 넓이의 길을 냈다.
내일 아침 하부가 쓸어 놓은 길을 걸어 학교가는 손주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오랫만에 하는 싸리비질도 신이 났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날은 온 동네 사람들이 나와 함께 눈을 치웠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첫눈을 보고 흥분한 아내가 중랑천에 나가 보자고 조른다.
비질 하느라 조금 힘들었지만 일어서야지. 아내가 가자면 가는거지.
중랑천변은 온통 흰 눈으로 덮여 있었고 제설차 한 대가 눈을 치우며 길을 만들고 있었다.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먼저 왔다간 사람들의 발자욱과 이 상황에서도 달리기 하는 두 사람, 그리고 우리처럼 눈구경 나온 몇 사람을 봤다. 천 변의 쌓인 눈을 밟으며 한 1km정도 걸어 노원교까지 갔다가 되돌아 왔다.
 
바람이 불고 추웠지만 주머니 속에서 꼭 잡은 아내 손은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