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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들이 쓴 시

한선생의 꽃

by 눈떠! 2007. 2. 12.
 

한선생의 꽃

                                                                                                한 성 덕

지하철 입구

노점 꽃가게 앞에서

주머니만 뒤적이는 한선생이 있다


그럴수록

꽃은

빛나건만


혜화동 로터리 메이커 70% 할인매장

빛나는 쇼윈도우 속 유행들

월급날을 곱씹어보는


화려한

불빛 사이에서


당신이 좋아하는 분식집

따끈한 떡볶이가

고추장속에서 졸린 몸을 뒤척이는


오늘따라

집이

멀기만 하다


가난한 가장을

안아주는 작은 현관의 품에서

마침내 지친 이는

꽃을 본다


그래,

내 지갑은 비었고


그럴수록,

그럴수록 꽃은 더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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