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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들이 쓴 시

봄바람 작은 숨은

by 눈떠! 2007. 3. 9.

2004년 상원중학교 백일장 운문부 장원 당선작

 

봄바람 작은 숨은

                                                 한 성 덕 



작은 산 내려갈 때

종소리는 메아리 져 울려오고

외치는 고함, 고함에는

숟갈 하나씩 들리우고

검은 양복 주름진 선생님이

교내 식당 한 켠에 졸고 계실 때

봄바람 작은 숨은 불어오겠지


지하철 움직일 때

미어진 사람들은 흔들리고

터지는 한숨, 한숨에

아버지 처진 어깨 섞여 있으면

그 감기우는 눈엔

구수한 저녁 냄새 비쳐지고

어머니 장바구니 흔들릴 때

봄바람 작은 숨은 불어오겠지


보리밭 터진 한숨

메마른 밭의 가슴 흔들 때에

흐려진 하늘에 물방을 질 때

외치는 보리, 보리에는

알알진 보리알 흔들리고

피곤한 농부 밀짚모자에

땀 절어 올 때에

봄바람 작은 숨은 불어오겠지.


신발가방 굳게 쥐고

걸어올 때도

봄바람 작은 숨은 불어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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