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상원중학교 백일장 운문부 장원 당선작
봄바람 작은 숨은
한 성 덕
작은 산 내려갈 때
종소리는 메아리 져 울려오고
외치는 고함, 고함에는
숟갈 하나씩 들리우고
검은 양복 주름진 선생님이
교내 식당 한 켠에 졸고 계실 때
봄바람 작은 숨은 불어오겠지
지하철 움직일 때
미어진 사람들은 흔들리고
터지는 한숨, 한숨에
아버지 처진 어깨 섞여 있으면
그 감기우는 눈엔
구수한 저녁 냄새 비쳐지고
어머니 장바구니 흔들릴 때
봄바람 작은 숨은 불어오겠지
보리밭 터진 한숨
메마른 밭의 가슴 흔들 때에
흐려진 하늘에 물방을 질 때
외치는 보리, 보리에는
알알진 보리알 흔들리고
피곤한 농부 밀짚모자에
땀 절어 올 때에
봄바람 작은 숨은 불어오겠지.
신발가방 굳게 쥐고
걸어올 때도
봄바람 작은 숨은 불어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