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답답하고 체한 것 같은 기분이다.
8년 전 세월호 참사가 불현 듯 떠오른다.
당시 나는 2학년 부장으로 세월호에 타고 수학여행을 간 아이들과 같은 학년을 담당했기에 더 마음이 갑갑했었다.
어제 아내와 중랑천 산책을 나서기 전 149명(안타깝게도 사망자가 154명으로 늘었다.)의 젊은이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서 저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네 정도로 생각했는데 아내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젊은이들은 누군가의 아들 딸일텐데 그 부모들은 이제 어떻게 살까, 그 마음은 어떨까 하는 질문이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사실 나도 10년 전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천주교 대전교구 묘원에 모셨다. 돌아 가실 때 많이 슬펐고 지금도 이따금 아버지와 함께 했던 기억이 떠오르고 울컥할 때가 있지만 정작 살아가는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자식은 그렇지 않다고들 한다. 내 경험이야 아이들 키우면서 아픈 것들을 지켜보며 전전긍긍한 것 밖에 없지만 미루어 짐작컨데 아픈 아이들을 보며 대신 아퍼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처럼 아마도 대신 죽을 수 있다면 기꺼이 목숨이라도 내어 줄 수 있는 것이 부모 마음이니 그 참담함을 어찌 말 로 표현할 수 있을까?
더구나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은 어떤 말로도 대신할 수 없고 위로 받지 못 할 것 같다. 가슴에 묻은 자식은 매 순간 눈 앞에 어른거릴 것 같고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된 모든 것이 내 탓일것 같아 가슴을 쥐어 뜯고 싶은 심정일 것 같다.
이 부모들의, 가족들의 슬픔과 참담함을 우리들은, 우리 사회는, 우리 나라는 어떻게 공감하고 위로해야할까?
우리 나라는 언제쯤 이런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언제나 되어야 다른 이들의 슬픔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을까? 언제쯤 우리나라의 어른들은, 우리 사회는, 학교는 젊은이들에게 마음껏 놀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줄 의무가 있음을 깨달을 수 있을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그날처럼 이 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가슴 아픈 것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세월호 참사 때도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사고를 당한 이들과 가족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 위로하고 공감하는 따뜻한 나라가 되길 기원한다.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이들이 영원한 안식을 얻고 그 가족들이 슬픔을 잘 이겨내길 두 손 모아 기원한다.
그리고 사고를 당한 젊은이들과 부모님, 가족들의 슬픔이 이 나라를,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여 다시는 이런 사회적 재난으로 눈물짖는 이들이 없는 나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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