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뿌리에서 새순이 돋아 나온 가는 줄기에서도 예쁜 꽃을 피웠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돌아보면 참으로 경이로운 자연입니다.
주위를 돌아 보면 온통 꽃입니다.
사실 젊어서는 꽃이 눈에 그렇게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나 자신이, 아니 젊음이 바로 꽃이어서 그랬나 봅니다.
그러나 이제 나이가 들어 주위를 돌아보니 제철에 피어나는 연두빛 잎이며 희고 붉은 저 꽃들이 눈을 깊숙히 파고들어 가슴에 가득 들어 옵니다.
저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인지 깊이 느껴집니다.
그것이 풀이든, 꽃이든, 사람이든.
어울리지 않지만 문득 언젠가 들은 말이 떠오릅니다.
" 아기는 울어도 예쁘지만 노인은 웃어도 미울 때가 있다. "
새롭게 피어나는 모든 생명은 아름답고 고귀합니다.
아마도 희망이 기저에 깔려 있어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새싹과 꽃들이 낙엽을 자양분으로 피어나긴 하지만 모든 낙엽은 기꺼이 새로운 생명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새싹이, 꽃들이, 젊은이들이 마음껏 자라고 피어날 수 있도록 낙엽은, 노인은 웃으며 자신을 거름으로 썩여 자양분이 되어야 합니다.
요즘 손주들을 바라보며 나는 자양분인가 생각해봅니다.
세상이 문명이 급격하게 발전하며 아이들과 어른들의 세대간 간격이 더 크게 벌어졌습니다.
분명 우리 부모 세대들은 우리에게 줄 자양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격식이었든 예절이었든 윤리 도덕이었든 학문이었든 신앙이었든 우리들 삶에 영향을 줄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를 돌아보면 손주는 커녕 자식들에게도 무엇 하나 큰소리 칠 만한 줄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분명 낳아서 키우고 가르쳤지만 무언가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손주들에게는 더 그렇습니다.
우리들이 과연 DNA를 빼면 어떤 공통점이 있는 삶을 살아갈까에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확실한 실체가 없지만 뜨거운 사랑은 줄 수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나는 웃어도 미울 수 있는 완고한 노인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러나 젊음에 아부하는 늙은이도 되고 싶지 않습니다.
새싹이, 꽃들이, 젊음이 아름답고 사랑스럽지만 내 세월의 흔적도 존중하고 싶습니다.
절대 다시 꽃이 될 수는 없지만 아름답게 물드는 낙엽이 될 수는 있을테니까요.
더 많이 기다리고 사색하고 바라볼 수는 있을테니까요.
아름다운 것들은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잘 모를테지만 나는 그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달았으니 어쩌면 내가 더 행복한 위치에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낮이든 밤이든 집을 나서기만 하면 온통 아름다운 꽃들과 연초록의 새싹들로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참으로 끝내주는 계절입니다.
바로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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