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펼쳐보이기

벚꽃, 다름, 쑥의 의미.

눈떠! 2023. 4. 3. 21:53
중랑천 뚝방길에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벚꽃 중 한그루가 유난히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흰 꽃들 중에서 홀로 핑크빛 꽃을 피우고 있어서 입니다. 독특하다는 것이 놀림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가능성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아간다면 훨씬 아름다운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사실 이 세상에 같은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심지어 한 가지에서 피어난 꽃들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 다르게 생겼습니다.
모두 틀린게 아니지요. 그냥 다 다른 것입니다.
다 다른 것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한 무리의 꽃들을 이루어냅니다.
자연과 인공의 차이가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거의 똑같은 것들을 수 천 수 만개씩 만들어 내지만 편리함은 있을지언정 아름다움은 다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똑같지 않고, 똑같이 행동하지 않고, 똑같이 느끼지 않고, 똑같이 되려고 하지 않을 때 생겨 나고 똑같지 않은 것들이 각각 자기 나름의 빛을 발할 때 나타납니다.
나는 한 종류의 꽃으로 꾸민 정원보다 다양한 꽃들이 피어난 정원이, 꽃들로만 꾸며진 정원보다 다양한 풀과 나무로 구성된 정원이 더 아름답고 편합니다.
심지어 잘 가꾸어진 정원도 예쁘지만 그냥 들판이나 숲이, 계곡이, 산이 더 정감이 갑니다.
내게는 그게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그곳에 더 많은 생명이 깃들어 있다는 것은 쉽게 느낄 수 있고 살아 숨쉬는 것이 훨씬 더 아릅답습니다.
 
뚝 밑의 산책길 옆으로는 앙증맞은 흰색의 조팝꽃과 노란 황매화와 분홍빛 박태기나무꽃이 피었고 뚝의 경사면은 온통 쑥으로 뒤덮였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나이 지긋한 분들이 쑥을 뜯곤 했는데 이제는 아무도 저 쑥을 캐지 않습니다.
도시에서는 쑥도 우리 삶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쑥떡이 쑥이 아닌 쑥 맛 나는 인공 감미료로 대체되는 날이 올까 쓸데없는 걱정을 해 봅니다. 집에서도 쑥버무리를 해 주는 분은 늙으신 어머니 밖에 없고 실제로 손주들은 물론 아들들도 그 맛을 잘 모르는 것 깉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쑥은 참으로 많은 것들을 내게 주었읍니다.
쑥버무리부터 쑥 된장국, 쑥떡, 쑥 송편, 쑥물, 소회제 역할을 한 약쑥으로 빗은 환, 그리고 베어 말린 쑥으로 모깃불을 피워 놓은 옆 평상에서 여름밤 하늘의 별을 세고 할머니 옛날 이야기를 들었고 아내가 아이들을 낳고 산후 조리에도 경동시장에 가서 사온 말린 쑥을 사용했습니다.
세상이 발달(?)하며 그 쑥도 제 곁에서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 맛과 그 향이 추억이 되어 갑니다.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관계, 새로운 맛들이 제 곁을 채우며 어린 시절부터 내 삶을 채워준 많은 것들을 밀어 내고 있습니다.
 
그것이 인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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