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밤낮으로 내린 비에 명자나무꽃이 떨어져 주변을 온통 붉게 물들였다.
벚꽃도 활짝 피어 동네를 꽃동산으로 수 놓더니 정말 화끈하게 꽃비를 내리며 길을 핑크빛으로 수 놓았다.
그 뒤를 철쭉과 라일락이 이어 받아 짙어가는 초록속에서 존재감을 키워간다.
비는 아무 생각없이 내리는데 어떤 꽃은 떨어지고 어떤 꽃은 피어난다. 주변을 돌아보면 세상도 그렇게 아무런 의도없이 흘러가는데 어떤 사람은 일어나고 어떤 사람은 주저앉는 것 같다.
그런면에서 나는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참으로 행복하게 살았다고 생각한다.
부모형제, 친구들, 아내와 자식들 그리고 선생님들과 동성학교 제자들을 만나며 큰 갈등없이 사랑과 배려, 존중속에서 행복한 삶을 살았다.
특히나 평생 손잡고 함께 걷는 착하고 예쁘고 지혜로운 아내덕에 풀과 나무, 구름과 달 별을 바라보며 살 수 있었다.
비가 아무리 내려도 우리 부부는 우산 하나면 행복했다. 바를 맞으며 색을 더하는 저 연두, 초록처럼 말이다.
꽃이 피고 지고, 잎들이 연두에서 갈색으로 바뀌고, 바람이 남풍에서 북풍으로, 구름이 비에서 눈으로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염려덕분에 나는 내삶의 방식을 잘 지키고 견뎌왔다.
남은 세월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물론 이제는 더 나이가기보다는 하루 하루를 고맙게 생각하며 비우고 놓으며 여유있고 너그럽게 채우며 시간을 보낼것이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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