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둘래길 걷기 세번째 3구간인 불암산 코스를 걸었다.
아침 10시 당고개역 1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한 날이다. 약속 장소까지는 우리 집이 가장 가까웠다. 다음 길찾기에 장소를 넣어보니 18분 걸린다고 해 9시 30분 집을 나섰다. 큰 아들이 제주 학회 다녀 오면서 엄마 드리시고 사온 술 중 13% 오메기 술 한병과 작은 아들이 안주하라고 마련해준 버섯 말려서 조미한 스넥야드 표고 버섯칩을 락앤락 통에 담고 손녀딸 먹으라고 사놓은 꼬갈콘 한 봉지 가방에 넣었다. 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도 버스 정류장 다와서 휴대폰을 놓고 나온 것을 알아 다시 뛰어 집으로 와 챙겨 넣고 오느라 10분을 허비 했는데 상계역에 도착하니 계단을 오르자 마자 지하철이 떠나버렸다. 하릴없이 10여분을 날리고 다음 지하쳘을 타니 거의 10시에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서선생님, 유선생님은 저 멀리 일산에서, 문선생님은 목동에서, 정선생님은 미아에서 이미 와 계셨고 뒤이어 면목동에 사시는 송선생님이 도착했다. 학교 가까운 곳에 사는 아이들이 지각을 많이 한다는 예말 그른 것 없다. 아무튼 시골집에 감자캐러 가신 김선생님을 제외하고 정시에 모두 오셔서 상계역을 출발했다. 그런데 예보대로 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해 모두 우산을 펴 들었다.
불암산 둘레길은 지난 수락산1,2구간보다는 평이했지만 그래도 숲이 우거진 산길이어서 빗속이지만 운치가 있었다. 상계동 나들이 철쭉 동산을 출발해 약간의 오르락 내리락을 하며 걷다가 구간의 중간 쯤 지날 때, 문선생님께서 "여기 좀 보세요." 해 바라보니 두꺼비 한 마리가 풀속에 있다 우리들 인기척에 기어서는 숲으로 사라졌다. 이후로도 두꺼비를 두 마리나 더 보았다. 그리고 예전에 함께 근무하다 공립 학교로 전근 가신 송 선생님을 만나기도 했다. 친구분들과 우리와 반대 방향으로 걷고 계셨다. 악수를 나누고 헤어지며 세상은 참으로 넓고도 좁아 하루 하루 잘 살아야 이렇게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벤치는 많았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쉴 곳이 마땅잖아 거의 두 시간 정도 걸은 후 정자를 발견했다. 이미 쉬고 계신 분들이 있었는데 함께 쉴 수 있게 한 쪽으로 자리를 정리해 주셨다. 각자 가지고 온 간식을 꺼내 놓으니 간단한 파티가 벌어졌다. 유선생님이 오디즙과 단백질 볼, 통곡물바를 서선생님께서 오메기떡을 나누어 주셨고 문선생님께서 노르웨이 여행 중 사온 보드카를 내놓았다. 휴대용잔을 꺼내 한 잔씩 나누어 들고 이런 저런 이야기로 한바탕 이야기 꽃을 피우고 웃음을 나누었다.
공릉산 백세문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화랑대 역까지 가는 도중에 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남궁 선생님이 사시는 아파트를 지냈다. 어떻게 지내나 다들 궁금해 하셨다. 화랑대 역 앞 공원에서 스탬프를 찍고 길을 건너 경춘선 철길 공원 옆의 순대국밥집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다시 남궁 선생님 이야기가 나와 전화를 하니 마침 집에 계셨다. 나오라고 하니 자기 집으로 오면 김치전에 막걸리를 준비하겠노라고 했지만 다시 나와서 얼굴도 보고 한 잔 하자고 해 음식점으로 오기로 했다. 문선생님께서 2번 출구에서 기다린다고 했는데 7번 출고로 가 조금 지체하다 만나서 식당으로 들어왔다.
반갑게 인사하고 가운데 자리를 권하고 막걸리 한잔 따라 목을 추긴 후 근황을 묻고 서로 안부를 나눴다. 나이든 사람들 만나면 조금 슬프지만 옛날 추억을 나누며 웃을 일밖에.
오늘도 유 선생님께서 스벅 커피를 내시겠다고 했으나 스벅이 근처에 없어 다른 커피전문점을 찾아 가게 밖에 자리를 마련했다. 주인장이 나와 안으로 들어오시면 자리를 마련해 준다고 했지만 우리가 좀 시끄러우니 밖이 편하다고 해 의자 세 갸를 꺼내고 자리를 만들었다. 커피와 음료를 한 잔씩 주문해 앞에 놓고 함께 근무한 85년에서 90년 사이의 추억과 그 후의 남궁 선생님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한바탕 이야기를 하고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악수와 포옹을 나누고 남궁 선생님은 걸어서 집으로, 우리는 화랑대 역 지하로 내려갔다.
다음달 4코스 망우 용마산 코스를 기약하며.......







'퇴직교사 트레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5년 1월 15일 동성 퇴직 교사 트레킹 열 한번째(서울 둘레길 10구간 우면산 코스, 7.6km, 3시간 20분, 중) (4) | 2025.01.19 |
|---|---|
| 2024년 7월 29일 동성 퇴직 교사 트레킹 네번째 (서울 둘레길 4구간, 망우 용마산 코스, 7.7km, 3시간, 하) (1) | 2024.07.29 |
| 현충일, 아내와 둘레길 1-2구간(수락산) 트레킹 (1) | 2024.06.08 |
| 퇴직 교사 트레킹 모임 서울 둘레길 첫날(2024.4.20) (2) | 2024.04.20 |
| 인화 형과 수락산 산책 (3) | 2024.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