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8일 (가해) 사순 제3주일
경칩이 지나고 봄이 성큼 다가올 것 같더니 날이 도로 쌀쌀해져 도봉산과 북한산에 서리가 내린 듯 상고대로 뒤덮였다. 그래도 해는 일찍 떠올라 성당 가는 길이 이미 훤해졌다. 오늘도 혼자 자전거로 미사에 갔다.
성당에 도착하니 마당에 텐트가 쳐있고 사람들이 여럿 서있었다.
주보를 받아들고 자리에 앉아 살펴보니 원주교구 서원주 성당에서 새 성전 건축을 위한 모금을 신부님과 신자들이 올라 온 것이었다. 우리 가족이 영세를 빋은 곳이 지금은 공소가 된 강원도 원주교구의 상동 성당 강동 공소였고 내가 처음 다닌 주일학교 와 첫 영성체 교리를 받은 곳이 원주의 주교좌 성당인 원동 성당이어서 공연히 반가웠다. 노원 성당도 우리가 상계동으로 이사왔을 때 컨테이너 건물에서 미사를 드리며 성당 건축을 위해 애쓰던 때가 생각났다. 지금 성당 사무실과 회합실, 그리고 소성당이 있는 건물 현관에 그 때 건축헌금을 내신 분들의 이름이 적힌 명패가 있는데 그곳에 돌아가신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성함이 적혀있다. 부모님들은 열심한 신자셨고 지금도 어머니께서는 편찮으신 중에도 하루를 기도속에서 보내신다. 나야 주일 미사나 간신히 참려하는 부족하기 짝이 없는 나이롱 신자이고. 그 먼 곳에서 이곳까지 건축헌금을 모금하러 와서 고생하시는 신부님과 신자분들을 보니 공연히 미사보는 중에 미안하고 죄송스러웠다. 내가 도움을 드리지 못해 더 그런 마음이 들었다.
오늘 미사는 서원주 성당 주임신부님이 집전하셨고 강론 시간에 서원주 본당에 대해 말씀하시느라 복음 말씀에 대한 강론은 주보로 대신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요한복음 4장 5절에서 42절까지의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청하는 예수님의 이야기이다.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영혼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영원한 생명의 원천이 되는 은총을 이야기하시지만 여인은 그 말을 잘 알아 듣지 못한다. 그러나 그 사마리아 여인은 바로 내 모습이기도 하다. 나는 언제 성경의 한 구절이라도 제대로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실천했던가를 돌이켜보면 그저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일은 부끄러움을 알면서도 제대로 고치지않는 후안무치한 태도 일 것이다. 알면서 행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잘못이라고 하지 않던가?
신부님께서 미사 끝에 신자들에게 도움을 청하시면서 제단에서 내려 오시어 맨바닥에서 무릎 꿇고 큰 절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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