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07 2025년 4월 6일 사순 제 5주일 2025년 4월 6일 사순 제 5주일이제는 해가 길어져 새벽 미사 가는 길이 훤하고 미사 끝나고 나오면 이미 대낮처럼 밝다.매번 반복되는 주일 새벽 미사니 저절로 눈이 떠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어나려면 조금은 귀찮은 생각이 든다.하지만 주일 미사 가시기를 옥 중 춘향이 이도령 기다리듯 하는 어머니 생각에 떨쳐 일어난다.그리고 한 주일의 시작을 주일 새벽 미사로 여는 것도 또한 마음 편한 일이다. 재의 수요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순 5주일이니 사순절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통회와 보속을 나타내는 신부님의 자색 제의 빛깔이 오늘 따라 더 진하게 느껴졌다.성상을 놓는 좌대에는 5월 성모성월 맞아 요셉 성인 대신 성모님이 모셔져 있었다. 참으로 유수와 같은 세월의 흐름이다. 오늘 복음 말씀은 간음하다 잡.. 2025. 4. 6. 파면. 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윤석렬 파면. 작은 아들이 저녁에 집에 들어 오면서 결혼할 사람과 면을 먹고 들어왔다고 한다.맛있는 것 먹지 않고 왠 면이냐고 하니 오늘은 다들 면을 먹는다고 한다. 특별히 파를 많이 넣은 면들을 먹는다고 한다. "그래? 여보 우리도 시간이 늦긴 했지만 파 많이 썰어 넣고 라면이라도 삶아 먹을까? " 했더니"우리도 먹읍시다. 매운걸로." 한다.집 식량 창고를 뒤져 가장 매운 라면을 하나 골랐다. 냉장고를 열고 커다란 파를 하나 꺼내 썰었다. 잘게 잘게 힘줘서.계란도 두 개 꺼냈다.라면은 포장지에 써 있는대로 끓이는게 가장 맛있다. 가능한 그대로 따라 조리했다. 계란이 적당히 익었을 때 국자로 꺼내 놓고 라면이 익을 때 까지 기다렸다 불을 껐다.그릇에 면을 반 옮기고 계.. 2025. 4. 5. 2025년 3월 30일 사순 제 4주일 2025년 3월 30일 사순 제 4주일앞다퉈 피는 꽃들을 시샘하듯 어제 눈이 나리더니 오늘 아침 새벽 미사갈 때 기온이 영하 3도로 떨어졌다.봄이 왔다고 생각했어여선지 한 겨울 날씨보다 더 을씨년스럽고 쌀쌀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성당에 들어서니 제대에는 연분홍 초가 불을 밝히고 있었다.사순시기이지만 그래도 다가올 부활의 기쁨을 표현하듯 신부님 제의도 연분홍으로 화사했다.신부님께서 강론 시작하시며 남자는 역시 핑크라며 웃으셨다. 오늘 복음 말씀은 가장 많이 알려진 말씀 중 하나인 돌아온 탕자의 비유이다.유산을 미리 나누어 받고 타지에 나가 흥청망청 쓰고 기근이 든 그곳에서 돼지먹이조차 먹지 못해 아버지 집으로 다시 돌아온 작은 아들 이야기. 그 돌아온 작은 아들을 위해 살찐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벌이는 아.. 2025. 3. 30. 2025년 3월 23일 사순 제 3 주일 2025년 3월 23일 사순 제 3 주일봄이 훌쩍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아파트 현관 앞 매화나무는 벌써 여러송이의 꽃을 피워내고 정원 흙은 연두색 새 순으로 초록물이 들기 시작한다.길가 담에는 개나리 닮은 영춘화도 무더기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해 뜨는 시간도 빨라져 5시 40분 새벽 미사 가는 시간이면 벌써 여명이 훤하게 밝아온다.주일 미사가는 것이 무슨 소풍가는 것처럼 좋으신지 어머니는 오늘도 아파트 현관 앞에 나와 기다리신다.사실 나는 일요일 새벽 미사 가는 것이 조금 귀찮기도하고 게을음 피며 늦잠을 자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미사를 다녀오면 마음이 한결 편해지기는 하지만. 오늘 복음 말씀은 루가 복음 13.1-9 이다. 빌라도에게 변을 당한 갈릴레아 사람들과 실로암 탑이 무너져 깔려 죽은 사람들.. 2025. 3. 23. 매화꽃 한송이, 봄을 열다. 추위가 끝나가지만 겨울이 봄을 시샘하듯 폭설이 이어졌다.나뭇가지가 휘청일 정도로 많은 눈이 온 세상을 덮고 겨울의 마지막 위새를 뽐냈건만 기어코 매회꽂이 자태를 드러냈다.봄은 기어코 오고야 만다. 아무리 북풍한설 엄동설한이 매울지라도 매화는 여린 가지 꽃눈 속에서 자신을 단련해 마침내 새로운 세상을 드러내고야만다.매화와 발맞춰 눈덮힌 땅속에서도 풀들의 연두, 그 생명 깃발이 들어 올려진다.그것은 두 주먹 불끈 쥐고 뻗어 올리는 힘찬 팔뚝질의 아우성이다.종류에 상관없이 온갖 풀들이 앞다퉈 언 땅거죽에 균열을 내고 피어 오른다.지표면이 혁명적으로 색을 변화시킨다. 흰눈에 가려졌던 삭막한 어둠의 빛을 뚫고 초록, 그 생명의 빛으로. 어둠이 세상을 덮어가는 저녁 8시 손녀와 함께 발견한 매화 꽃 한 송이는 새로.. 2025. 3. 23. 춘삼월, 봄 눈! 매화에 꽃봉오리가 옹글어 오르더니 밤새 눈이 어마어마하게 내렸다.모든 연두와 꽃들을 흰꽃으로 감싸버렸다.온 세상이 하얗게 빛난다. 저 하아얀 눈으로 우리 마음 속 어두움과 탐욕을 깨끗히 씻어 내린다면 얼마나 좋을까?발 밑에서 뽀드득 밟히는 저 흰빛의 기운으로 우리 마음이 하얗게 빛나면 얼마나 좋을까?저 눈이 녹은 후 그 햇볕의 기운이 우리 마음에 남아 따스함을 서로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얗게 빛나는 이 눈은연두 빛을 끌어 내어 세상을 생명으로 덮을 터인데 우리 마음은 무엇을 드러내게 될까?밤새 내린 눈처럼 어둠을 하얗게 빛내는 사랑의 빛이 온 세상을 덮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흰 눈이 봄을 기다리는 우리 마음에 연두와 따스한 볕의 소중함을 더 많이 생각하게 만든다.춘래 불사춘!봄이 오기란, 생.. 2025. 3. 18. 이전 1 2 3 4 ··· 135 다음